삶이란 끊임없는 파괴의 과정입니다.
복잡하게 말하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당신은 오늘도 밥을 먹고 숨을 쉬었습니다.
당신은 밥을 먹지 않고서는 살 수 없습니다.
당신이 오늘 먹은 밥에는 한때 살아있는 생명이었던 무언가의 시체가 들어가 있었습니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종류는 상관 없습니다. 그들은 한때 이 땅에 살아있던 생명체였으나 오로지 당신의 생명을 유지시키기 위해 목숨을 끊어야 했습니다. 그것이 그들의 의지였습니까? 아니었습니다. 생명을 가진 세상의 모든 존재는 살고 싶어합니다. 그들은 당신의 배고픔을 채우기 위해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목숨을 빼앗겼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오늘도 수많은 시체들로 채워진 반상을 받았습니다.
열역학 제 2법칙, 엔트로피의 법칙을 들어본 적 있으십니까?
복잡한 말을 싫어하는 당신을 위해 한 마디로 요약해 드리겠습니다.
엔트로피의 법칙이란, 한정된 공간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질서가 아닌 무질서와 혼란을 향해 나아간다는 이론입니다. 이 이론에 의하면 당신이 행하는 모든 일들은 세상을 파괴시키는 것이며 지구를 멸망시키는 일입니다. 세상의 모든 사건들은 질서를 추구하는 척 하지만 흐트러짐과 파괴로 이루어진 무질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무질서의 끝은 멸망입니다. 당신은 살아 있는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자원을 씁니다. 지구의 자원은 한정적입니다. 당신이 자원을 쓰면 쓸수록 지구는 점점 파괴와 멸망을 향해 달려갑니다. 당신, 오늘도 밥을 먹고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컴퓨터를 켜서 이 글을 보고 있습니까? 당신은 오늘도 수많은 생명을 삼키고 누군가의 희생을 부추겼으며 지구를 멸망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꼬우십니까? 꼬우시면 제가 아닌 제레미 리프킨에게 따지십시오. 이 이론에 의하면 당신은 그냥 살아 있는 게 죄악입니다.
당신이 살면서 해온 모든 행위는 '파괴'입니다.
당신은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어머니의 칼슘과 단백질과 무기질과 혈액을 갈취하였고 태어나서부터는 끊임없이 엄청난 생명들을 먹어치워 왔으며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봉사를 받으며 자라왔습니다. 당신은 신이 아니기에 저절로 세상의 자원을 창조할 수 없었고, 당신은 그렇게 착하지도 전지전능하지도 않기에 다른 이들이 해 주는 희생의 서비스를 누리지 않고는 살 수 없었습니다. 지금 이 곳에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결코 그냥 살아가는 존재가 아닙니다. 세상에서 이루어진 모든 파괴의 무덤 위에 당신은 서 있는 겁니다. 당신의 삶은, 이미 이 세상의 누군가에겐 파괴와 죄악입니다.
그렇기에 당신은, 살아야 합니다.
그냥 살아야 합니까?
아닙니다.
죽을 힘을 다해 살아야 합니다.
한 숟갈의 밥을 먹는 순간부터, 한 모금의 공기를 마시는 순간부터 당신은 이 세상을 힘껏 살아가야 할 의무를 부여받았습니다. 대충 대충 사는 삶, 죽지 못해 사는 삶, 아무 의미도 없는 삶을 살 권리는 이미 당신의 뼈와 살이 생성된 순간부터 지상에서 날아가 버렸습니다. 당신은 누군가의 삶을 파괴했습니다. 당신은 파괴 위에서 탄생하고 파괴 위에서 삶을 유지했으며 파괴 위에서 모든 것을 행해 왔습니다. 그런 당신이 어찌 감히, 어떻게 감히 삶을 대충 살아갑니까 어떻게 감히 그토록 무력하게 살아갑니까 어떻게 감히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을 수 있습니까!
적어도 지금 뼈와 살을 가지고 살아가는 당신에게는, 스스로의 생을 하찮게 여길 일말의 권리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수많은 존재가 당신을 위해 타살되었고, 수많은 지구의 에너지가 당신을 위해 파 먹혔습니다.
당신은 살해자입니다. 당신은 파괴범입니다. 그러므로
생명을 소유한 이상, 당신은 있는 힘껏 당신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야 합니다.
힘껏 일하고 힘껏 사랑하며 힘껏 충실하게 삶을 꾸려야 합니다.
죽을 힘을 다해, 죽을 각오를 다해 살아가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당신을 위해 죽은 이들의 목숨이 무의미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생명은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루어집니다.
하나의 삶을 살리기 위한 희생이 아무 의미도 없는 것으로 종결된다면, 그것은 파괴되고 희생된 모든 것들을 모독하는 처사입니다.
파괴 없이 당신은 살아갈 수 없기에 적어도 당신은 당신을 위해 파괴된 모든 존재들이 죽어간 의미를 헛되이 하지 않아야 합니다. 헛된 삶을 살고, 있으나마나한 인생을 살고, 심지어는 스스로 자기의 목숨을 끊기까지 하는 것은 그 존재들에게 최악의 대죄를 짓는 것입니다.
살아야 합니다, 누구든 살아야 합니다.
죽을 힘을 다해 살고 있는 힘껏 살아야 합니다.
그게 무엇이 되든간에, 당신은 의무적으로 당신의 인생을 충실히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합니다.
그것이,
당신이 이 세상에 진 수많은 빚을 갚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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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삶의 가치관은 이렇습니다.
힘껏 살아야 한다는 것.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 죽을 각오로, 절대로 이 손에서 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것, 모든 살아 있는 존재와 죽어가는 존재 또 이미 죽어 없어진 존재들을 위해서라도 절대로 절대로 내 목숨을 지키고 삶을 행복하게 끌어 나가야 한다는 것.
그런 한 사람의 삶은 세상을 통째로 바꿀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는, 그런 겁니다.
어쩌다 보니 새벽에 장문의 글을 썼지만 잘 쓴 글일 지는 의문입니다.
보시고 리플 달아 주세요^^ 찬성이면 찬성, 반대면 반대대로 친절하게 달아 드리겠습니다^^
그러면 모두들 장수~ 하세요!ㅋ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