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0-11-02 10:28
유년기 경험을 통한 손톱의 또 다른 의미
 글쓴이 : 두눈
조회 : 5,896  
 


두눈 프로젝트 - 손톱 반추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인식할 때 그것에 대한 선입관념을 갖지 않았던 오래전 기억은 망각한 채 그것을 오히려 편견으로 바라볼 때가 있다. 두눈은 불결하고 하찮게 생각했던 손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이것은 망각했던 손톱에 관한 어릴 적 기억이 되살아나 가능했다

어렸을 때부터 휴일이면 부친의 일을 거들곤 했다(도판). 초등학교 재학 시절, 일을 끝낸 후 집으로 가려고 버스를 탔었다. 빈자리가 없어 안전 손잡이를 잡았을 때, 손톱 밑에 낀 시커먼 이물질을 발견했고 남들에게 보이는 것이 부끄러워 손톱을 애써 감추었다.

이러한 수치심이 생겨난 원인에 대해 생각해보니 위생검사 시간에 긴 손톱을 미리 자르지 못해 친구들 앞에서 선생님으로부터 혼이 났던 경험으로 비롯된 것이었다. (손톱에 때가 끼지 않아도 길면 손등을 자로 맞았다. 위생검사는 죄의식까지 심어 주었다.) 때가 끼게 되는 긴 손톱은 불결한 것이고 부끄럽지 않으려면 잘라 버려야 할 대상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그 이전의 기억을 되짚어 보면 동네 아이들과 흙장난을 하고 손톱에 이물질이 끼었어도 그땐 부끄러운지 몰랐다.

위생 검사를 받기 이전의 기억으로 거슬러 올라가 수치심에 대해 다시 사유해 보았다. 동네 아이들과 흙장난하며 놀았을 때에는 손톱에 낀 이물질이 수치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 기억은 버스 안에서 느꼈던 수치심의 본질을 깨닫게 해주었다. 손톱에 낀 이물질은 내가 한 노동의 부산물이며 이것을 간직한 긴 손톱은 내가 한 노동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었던 것이다. , 수치심의 본질은 어린 나이에 몸이 더러워지는 험한 일을 했다는 것을 감추고 싶은 욕망이 부끄러움으로 표출된 것이었다.

  손톱에 대한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또 다른 생각을 떠오르게 했다. 잘린 손톱이 혐오감을 주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치부를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인간이 태어나 사회의 때가 묻으며 순수성은 저버리고 끝내는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손톱이 자라나 때가 끼고 절단될 수밖에 없는 운명과도 닮았다. 손톱은 인간이 때 낀 존재임을 가시적으로 확인시켜주는 솔직한 것이다. 때 낀 손톱은 불결한 것만이 아닌 그 자체는 인간의 본성을 내포한 삶의 흔적과도 같다.

망각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은 이성적이고 합리적 사유 안에 숨겨진 본래적 사유의 길잡이다. 어린아이의 마음처럼 순수하게 바라볼 때 현상이나 사물의 실체를 좀 더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을 기반으로 손톱을 다중에게 기부받아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맺는 동시에 손톱에 새로운 생명력을 갖게 한다. 그리하여 현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이들과 공유하며 소통한다.

 

현시대에 처해 있는 순수는 아무런 아픔과

거리낌 없이 잘려 버려지는 손톱과 같지 않을까?“

 

(다중은 단순히 많은 수의 일반인들을 지칭하는 "대중"과 다르며, 동일한 목적의식의 상대인 "민중"과도 구분되는 개념이다. 각자의 정체성을 가지며 개별적으로 행동하며, 특정한 사안을 동의할 때 개별성을 유지하면서 공동으로 행동한다는 점이 가장 다르다.)

 

 

 

ps: 정신적 노동 뿐만아니라 물질적으로 구현해야 하는 작가로서 더욱 손톱은 솔직한 것이였습니다. 어릴적 위생검사로 생긴 고정관념은 이러한 또다른 의미를 억압하고 있었습니다. 예술은 지속적으로 작가의 창의력을 통해 고정관념 또는 편견을 깨어왔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예술(작품)이 사기가 아닌 진정성으로 다가 올수 있는 것은 작가의 삶이 뒷 받침 하고 있기 때문임을 예술활동을 하면서 조금 씩 깨닫게 되었습니다.
 
 고정관념을 검증해 보세요. 그러면 더욱 삶이 행복해 질 수 있는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재미 이상의 그 무엇 factory

 

 
 

Total 21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유년기 경험을 통한 손톱의 또 다른 의미 두눈 11-02 5897
공지 손톱 반추 - 손톱에 대한 작가의 경험 두눈 05-25 6905
21 마음 내기 두눈 07-10 235
20 나무 두눈 08-16 238
19 <상징적 가치로서의 전환> 작업과정 및 촬영 두눈 12-28 5171
18 손톱만큼 애도하다.<죽어야 사는구나>서울시청광장에서의 촬영 두눈 11-22 5055
17 <죽어야 사는구나> 작업과정 2 - 손톱의 죽음을 기다리며 (2) 두눈 11-18 4588
16 유년기 경험을 통한 손톱의 또 다른 의미 두눈 11-02 5897
15 <귀감> 작업 과정 두눈 10-27 4329
14 <귀감> 홍대 앞 놀이터에서의 촬영 (2) 두눈 10-26 4820
13 <죽어야 사는구나> 검정 계열의 손톱을 기부받습니다. - 두눈 프로젝트 두눈 10-03 5108
12 <마음에서 자라나리> 숭례문에서의 촬영 두눈 08-14 5819
11 <마음에서 자라나리> 3 손톱 손가락 손톱 꽃 작업 (4) 두눈 08-04 6213
10 <통하련다> 타이틀 두눈 06-20 4548
9 <통하련다> 영상작업 - 소스를 얻고자 또 하나의 눈을 광화문 광장에 … (1) 두눈 06-17 3573
8    첫 국외에서의 노동 및 관광 - 뉴욕 타임즈 스퀘어 광장에서 촬영 (5) 두눈 06-18 5612
7 마음에서 자라나리 2 두눈 05-28 3764
 1  2